약사는 처방 조제, 약 포장, 매대 정리 등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손 관절에 부담을 받는 직업입니다. 손가락의 뻣뻣함이나 통증은 관절염이나 건초염의 초기 증상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약사가 주의해야 할 손가락 관절통의 원인과 예방 방법을 안내합니다.
하루 수백 번의 집게질, 관절이 먼저 지칩니다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약 봉투를 잡고 뜯고, 약통을 여닫고, 처방전 정보를 입력하며 손가락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합니다. 특히 포장된 약품을 뜯어내거나 작은 알약을 분류하는 과정에서는 엄지, 검지, 중지 관절에 지속적인 긴장이 걸리며, 이 같은 미세한 반복 동작은 손가락 관절과 힘줄, 연골에 점차적인 피로 누적을 일으킵니다. 초기에는 손가락이 뻣뻣하거나 무거운 느낌이 들고, 손을 움켜쥐었을 때 살짝 당기는 정도의 불편함이 나타납니다. 시간이 지나면 손가락을 굽힐 때 통증이 생기고, 아침에 손이 굳은 듯한 느낌이 들며, 약통을 여는 동작조차 어려워지게 됩니다. 많은 약사들은 이러한 증상을 단순 피로나 손 사용이 많은 직업 특성이라고 여기고 넘기지만, 이는 손가락 관절염, 건초염, 방아쇠수지 등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장시간 서서 조제 업무를 수행하면서 손가락 관절뿐 아니라 손목, 팔꿈치까지 함께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으며, 무거운 상자 정리나 약품을 반복적으로 진열하는 업무까지 겸하게 될 경우 손가락 연골의 마모는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손가락은 작은 구조처럼 보이지만, 정밀한 작업과 힘 조절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복잡한 관절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구조에 미세한 이상이 생기면 단순한 불편함에서 시작해 결국 손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약사는 정밀함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직무인 만큼, 손가락 관절의 건강은 업무 효율과 직결되며, 조기 대응 없이는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오늘의 가벼운 불편함이 내일의 직업적 한계가 되지 않도록, 손가락이 보내는 작은 신호부터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손가락 관절통의 원인과 의심 질환
약사가 흔히 겪는 손가락 통증의 원인으로는 반복 사용에 의한 건초염,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방아쇠수지 등이 있습니다. 건초염은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을 감싸고 있는 건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손가락을 구부릴 때 통증이나 이물감이 있으며, 움직일 때 ‘딸깍’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엄지와 검지를 많이 사용하는 약사에게 흔하게 나타나며, 손목까지 통증이 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손가락 관절의 연골이 닳아 마모되며 발생하는 질환으로, 특히 40대 이후 여성 약사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관절이 붓고 열감이 느껴지며 손가락 끝 마디가 변형되기도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 질환으로, 손가락의 두 마디 이상이 대칭적으로 붓고 통증이 있으며, 아침에 30분 이상 뻣뻣한 느낌이 지속된다면 강하게 의심할 수 있습니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을 구부린 뒤 펴기 어려우며, 강제로 펴면 ‘탁’ 하고 걸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반복된 미세 움직임이 주요 원인입니다. 자가진단 방법으로는 손가락 관절을 눌렀을 때 통증이 있는지, 손가락을 쥐었다 폈을 때 걸리는 느낌이나 이물감이 있는지, 아침에 손이 잘 펴지지 않거나 마디가 붓는 현상이 반복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가락 통증이 단순 피로에서 그치지 않고, 하루 종일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하며, X-ray 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관절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 관절 질환은 초기에 적절한 관리로 호전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변형과 기능 저하로 이어져 조제 작업과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기 대처가 중요합니다.
작은 관절 하나가 조제의 정확도를 좌우합니다
약사가 손가락 관절통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첫 단계는 손 사용 패턴의 개선과 반복 동작의 분산입니다. 첫째, 조제나 포장 작업 시 같은 손가락만 사용하지 말고, 가능한 한 양손을 번갈아 사용해 특정 관절에 집중되는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둘째, 하루 일과 중 틈틈이 손가락 스트레칭과 손목 회전을 실시해 긴장된 힘줄을 이완시켜야 하며, 손을 쥐었다 폈다 반복하거나 손가락 사이를 벌리고 닫는 동작을 5~10회씩 꾸준히 실시하면 도움이 됩니다. 셋째, 근무 중 손가락에 통증이 느껴질 경우, 작업 도중이라도 손을 쉬게 하고, 손가락 관절을 차갑게 냉찜질하여 염증과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넷째, 업무 외 시간에는 미지근한 물에 손을 담그거나 온찜질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손 관절의 이완을 유도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다섯째, 손가락 근력을 키우기 위해 작은 고무공을 손으로 쥐는 동작이나 실리콘 링, 손가락 전용 밴드를 이용한 운동을 병행하면 관절을 지지하는 힘줄과 근육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손 사용이 많은 날에는 밤에 손목 보호대나 손가락 고정을 위한 보조기를 착용해 무의식적인 사용을 제한하고, 손가락에 휴식을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일곱째, 칼슘, 비타민 D, 오메가3, 콜라겐 등이 포함된 식단을 유지하거나 필요한 경우 건강기능식품을 병행하여 연골과 관절의 영양 상태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여덟째,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부기, 마디 변형, 통증 확산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하며, 필요 시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도수치료, 주사 치료 등을 진행해야 합니다. 손가락은 작은 움직임으로도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약사의 하루는 손끝에서 시작되며, 그 손끝의 건강이 약의 정확성과 환자의 신뢰로 이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의 불편함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손가락 관절에도 일과 후 ‘회복의 시간’을 허락해주세요.